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은행장들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금융시장 안정 및 은행 경영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점차적으로 시장성 수신 의존도를 낮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 등으로 은행 예금이 빠져나가는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부동산과 증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면서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성 수신을 늘려 왔다.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은행채 발행잔액이 총 자본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3%로 미국(1.9%), 일본(3.2%), 독일(11.2%)보다 높다. 시장성 수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최근처럼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해질 때 은행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대출 금리 상승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 총재는 이어 “앞으로도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서 유동성을 적시에 공급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금융의 중추인 은행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9명의 은행장이 참석했다.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장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