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따뜻한 수능, 훈훈한 대학편입

  • 입력 2008년 11월 17일 15시 46분


지난 주 온 나라를 달군 대입 수능이 끝났다.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수험장 풍경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교문에서 애태우는 가족들, 선배를 응원하는 후배들, 시험장에 늦어 경찰차를 타고 가는 수험생까지 똑같은 모습의 반복이다.

달라진 것도 있다. 해마다 찾아오던 수능추위는 오지 않고 초가을처럼 따뜻한 날씨가 반도를 감싸고 있다. 이런 날씨를 북미사람들은 ‘인디언써머’라고 했는데, 가을에서 겨울로 가기 전 잠깐 동안의 여름날씨를 그렇게 불렀다. 생의 짧은 행복을 잠깐 반짝이다 가는 북미의 늦가을 볕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리라.

엊그제 산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는데 어느새 낙엽이 거리를 덮고 있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 가는 시간보다 더 조급해지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쯤 생각보다 편입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매월 실시하는 모의고사 성적도 시원치 않고 목표한 대학의 모의고사는 더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오바마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고교시절 아버지 없는 흑백혼혈이라는 정체성 혼란에 빠진 그는 마약에 까지 손을 대지만 결국 극복해낸다. 하루 5km를 달리며 종일 책을 읽고 일요일에는 금식을 하는 '수도승' 같은 생활을 했다고 한다. 이때의 생활방식이 그의 지적 수준을 급격히 향상시켰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가을이 봄만큼이나 정신적으로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봄은 화창한 날씨에 비해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지는 까닭이고, 가을은 앞으로 다가올 추위를 이길 자신이 없거나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를 굳게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청년실업자수가 200만을 돌파한다는 뉴스를 들으면 절망감이 생기지만 낙담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엿본다. “남들이 패닉상태에 빠져있을 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다”는 그들의 말은 얼핏 냉혹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수능성적이 안 좋은 사람, 취업에 실패한 사람 모두 의기소침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자신의 목표만 분명하다면 원하는 곳에 다다를 길은 얼마든지 있다.

인과응보라던가! 고교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옆길로 샜던 나는 고3시절에 병무청에 가서 공수부대와 해병대를 지원했다. 군대라는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정말 힘들게 다시 공부했던 기억이 새롭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 목표보다 150% 이상 노력을 해야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매월 치르는 상위권 대학 모의고사를 어렵게 출제하는 것도 실전보다 더 난이도 높은 문제를 풀어봐야만 편입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좋은 점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 모의고사가 ‘어렵다’고 불평 섞인 목소리가 게시판에 가득해야 비로소 마음을 놓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목표한 상위권대학에 근접할 수 없을뿐더러 ‘이구백’이니 ‘십장생’이니 하면서 취업이 안 되는 까닭을 사회구조적인 현상에 돌리는 사람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For Love)’는 서로 사랑하면서 표현을 하지 못하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얘기를 담고 있다. 화양연화를 그대로 풀이하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쯤 될 것이다. 앞서 말한 인디안써머와 같이 아쉬우면서도 따뜻한 생의 한 순간이랄까. 영화는 물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지만 두 남녀가 애태울 때마다 흘러나오는 ‘키사스,키사스,키사스(Quizas,Quizas,Quizas)’라는 음악이 가슴에 남는다. “항상 그대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라고 물으면 그대는 늘 ‘아마도(Quizas)’라고 대답하지요”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적어도 목표가 정해졌으면 이렇게 하자.

‘노 키사스(No Quizas!)’ 또는 ‘아이 캔(I Can!!)'

강창용 ‘강창용대학편입’ 원장(www.english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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