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이 출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 정부는 ‘7·4·7(7% 성장·국민소득 4만 달러·7대 경제강국) 비전’을 내걸고 출발했다. 이때 7% 성장률은 임기 5년간의 연평균치를 뜻했다.
그러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정부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내려야 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3월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6%였다. 그러나 현 정부는 출범 4개월여 만인 7월 1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경제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7%로 1.3%포인트 낮췄다.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1%포인트, 시장금리 상승으로 0.3%포인트 하락요인이 발생했다는 게 당시 재정부의 설명이었다.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성장에서 물가안정으로 옮겨진 셈이었다.
정부는 요즘 4.7% 목표 달성도 여의치 않다고 보고 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동성 위기와 실물경제 위기가 동시에 오고 있으며 당초 예상했던 성장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더 암울하다. 정부는 9월 30일 내년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8∼5.2%로 잡았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인 11월 3일에 수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8∼4.2%로 1%포인트가량 하향조정했다.
그리고 17일 이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의 동향을 전하며 “내년 성장목표는 3∼4%”라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