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 “남들 주춤거리는 불황기에 투자하라”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3시 01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은 “불황기일수록 주춤거리기 쉬운데, 이럴 때 투자해야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이달 초 이 회사 해외법인 법인장 80여 명과 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어려울 때일수록 인사이트(insight·통찰력)를 통해 고객의 숨은 욕구를 발굴하고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그는 “불황기일수록 각종 보고서가 많아지니 구두(口頭)보고가 가능한 것은 가급적 구두보고로 대체하라”면서 “조직책임자들이 불필요한 일들을 부하직원들에게 시키지 말라”고 덧붙였다.

남 부회장은 경기침체 징후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법인장들의 보고를 받고 “외환위기 당시의 실물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그때와 유사한 임팩트(충격)를 경험할 수 있다”면서 “지금의 경기침체는 2, 3년 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국가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만큼, 회복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해 지나친 비관론에 빠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LG전자 해외 법인장의 30%가 현지인으로 교체되고, 현지인 채용을 늘린다는 계획에 대해 일부 법인장이 우려를 표시하자 “해외 파견 한국인은 1년 전보다 20%가 더 늘었고 법인도 3개 증가했다”면서 “법인장이 외국인으로 바뀌는 등 현지인이 늘어나더라도 한국 직원들에게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해외법인의 현지인과 한국인은 ‘고구마 줄기’처럼 서로 어우러지듯 통합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남 부회장은 “현지인이 늘어나는 데 중점을 두지 말고, 현지의 문화와 사회적 특성에 맞게 조직을 운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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