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이 주도 시장 판도에 영향 미칠듯
LG전자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온수기, 정수기, 의료용 진동기(안마기) 등 건강기능(헬스케어) 가전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지금까지 건강기능 가전은 주로 중소, 중견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이어서 대기업인 LG전자의 진출로 기존 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일본 히타치와 제휴해 이온수기와 의료용 제품을 LG전자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곧 이와 관련한 행사도 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10여 개 대리점에서 시범 판매한 뒤 내년까지 판매 점포를 100여 개로 늘릴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문 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와 파나소닉 등으로부터 제조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수입, 판매할 계획이며 향후 이들 업체와 기술제휴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LG전자는 당분간 이 제품의 국내 생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는 건강기능 가전은 이온수기가 300만 원 이상, 의료용 진동기는 350만∼700만 원인 고가(高價) 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이온수기와 의료용 진동기는 이르면 이달 말, 정수기와 다이어트용 승마(乘馬)기는 내년 초 본격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이온수기의 판매와 함께 렌털(임대)방식 영업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방문판매나 홈쇼핑 등 다른 채널을 통한 판매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1∼6월) 현재 국내 이온수기 업계는 제조회사 60개, 수입회사 17개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자체 영업망이 많지 않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홈쇼핑을 통한 렌탈 판매가 활성화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올해 4월 이온수기가 만성 설사나 소화불량, 위장 내 이상 발효, 위산과다 등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광고 및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온수기 업계는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800억 원대로 추산되던 이온수기 시장은 올해 2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이온수기 판매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LG전자는 현재 기업 간 거래(B2B) 판매를 포함해 연 3만 대가량 거래되는 의료용 진동기 시장도 이웃 일본에서 연간 40만 대가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