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쉽게 호전 안될듯… 보수적 접근 필요”
상장사들의 ‘어닝 쇼크’(기대치를 밑도는 기업의 실적)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결산법인들 중 올해 들어 적자를 낸 기업들이 대폭 늘어난 데 이어, 3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4∼9월) 순익도 작년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당분간은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19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3월 결산법인 51곳의 상반기 매출액은 34조32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8% 늘었지만 순이익은 1조2726억 원으로 42.8% 감소했다.
이는 3월 결산법인 총매출액의 96%를 차지하는 금융업권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업체 34개사(증권 20사, 보험 11사, 기타금융 3사)의 매출액은 33조246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3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조2143억 원으로 42.7% 줄었다. 특히 증권업종은 증시 침체와 수수료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71.07%나 급감했다. 이 영향을 받아 SK증권, 한화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올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나머지 17개 제조업체도 고유가와 고환율, 파생상품 관련 손실 등으로 순익이 44.92% 감소했다.
또 6월 결산법인(10개사)들도 1분기(7∼9월) 매출액은 5361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0.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7억 원으로 순손실을 냈다. 특히 이 중 저축은행 5개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 증가로 95억 원 순손실을 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8일에도 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570개사의 1∼9월 실적을 공개하면서 적자기업의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17.13%에서 26.14%(149개)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상장기업들이 대부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하면서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어두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전망이 나쁘기 때문에 4분기(10∼12월) 기업들의 실적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부정적 전망은 이미 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