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선 이처럼 우울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도 장기투자 원칙을 지켜가고 꿋꿋하게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다.
세계적인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글로벌 경영’과 ‘안정적인 고용유지’ ‘장기투자’를 통해 불황을 견뎌내고 있다. 캐터필러의 사원 대부분은 퇴직연령이 65세이며 16세부터 일을 시작해 80세까지 일하는 사원들도 있다.
제임스 오언스 회장은 최근 “불황기엔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핵심 인재를 확보해 계속 성장을 도모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오랜 전통인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도 불황을 이겨내는 비결이다. 캐터필러는 지금도 5, 6년 후를 내다보고 제조라인을 추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캐터필러는 2008년 1∼9월 매출이 38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39억 달러로 8.8% 증가했다.
전기전자업체인 에머슨사는 제어장치, 산업용 오토메이션, 네트워크 전원, 공조설비, 가전제품용 부품 등 5개의 사업을 골고루 운영하며 사업 규모를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매출액은 올해 9월 248억 달러, 영업이익은 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17% 상승한 것이다.
미국 최대 소매 유통체인인 월마트는 경기침체를 활용해 적극적인 시장 확보 전략에 나서고 있다. 한동안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서 인원 감축과 점포 구조조정을 했던 월마트는 경기침체로 더 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보고 인원을 다시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월마트는 최근 1년 사이에 직원 3만3000명을 더 고용했다. 월마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3분기(7∼9월) 매출은 7.5% 증가했다.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은 2년 전부터 제품의 다변화, 판매채널의 확대, 기술혁신 등을 추진해 신흥국 시장, 중소기업 고객, 젊은 층 고객 등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