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로얄토토’의 욕실문화 체험 공간 ‘갤러리 로얄’. 이곳에 전시된 ‘전자샤워기’ 버튼을 누르자 물이 쏟아졌다. 버튼을 다시 누르면 물이 멈췄다. 간단한 조작으로 물이 나오는 시간을 초 단위로, 욕조에 물을 받을 때는 분 단위로도 설정할 수 있다. 한 번 욕조에 물이 채워지는 시간을 저장해두면 물이 넘칠까봐 들여다봐야 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1970년에 설립된 로얄토토는 수도꼭지, 샤워기, 욕실도기(陶器), 비데 등을 생산하는 종합 욕실용품 생산기업이다. 이 회사는 ‘물 절약’이라는 테마로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며 2004년 이후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
○ 주목 받는 물 절약 제품
로얄토토가 8월 출시한 ‘전자샤워기’는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물이 나오는 방식이란 점에서는 현재 공중목욕탕에 설치된 자동샤워기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존 자동샤워기는 대부분 한 번 누르면 일정 시간 동안 계속 물이 나와 중간에 멈출 방법이 없어 낭비되는 물이 많았다.
2002년 물 절약을 위해 공중목욕탕에 자동 개폐(開閉) 방식의 샤워기 사용이 의무화됐지만 기술이 받쳐주지 못해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전자샤워기는 물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런 절수(節水)는 그동안 로얄토토 신제품 개발의 주요 테마였다.
이 회사의 다양한 욕실 제품 전시장과 와인바, 북카페 등을 갖춘 갤러리 로얄은 지난해 11월 탄생했다.
김종우 마케팅팀장은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 문화공간 스타일의 전시장을 만들었다”며 “일반소비자 대상의 마케팅이 점점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철저한 품질 관리
로얄토토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는 데는 철저한 품질관리도 한몫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공장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내구성’이다. 일반적인 ‘니켈, 크롬’ 2중 도금작업 중간에 니켈도금을 보완하는 공정을 한 번 더 거친다.
20일 찾은 이 공장의 품질관리실에서는 수도꼭지, 비데, 소변 자동감지기 등 생산 제품들에 대한 테스트가 반복되고 있었다. 수도꼭지 손잡이는 1분에 20번씩 쉴 새 없이 올려졌다 내려지기를 반복했고 비데의 물도 끊임없이 배출되고 멈추는 실험이 이어졌다.
유철우 부사장은 “국가표준(KS)에 정해진 실험 횟수보다 평균 20% 정도 횟수를 늘려 내구성을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숙련된 직원들도 고품질의 원동력이다. 현장 직원들의 평균 근무 경력은 15∼20년에 이른다.
최근 이 회사는 대형 건설사와의 납품계약 과정에서 건설사 측이 ‘로얄토토’ 상표를 빼고 자사(自社) 상표를 넣을 것을 요구하자 계약을 거부한 일도 있을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박종욱 사장은 “우리 상표를 뺀다는 것은 다른 회사 제품과 똑같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그런 계약은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1970년 12월
로얄금속기업사로 창업
▼ 1980년 8월
일본 욕실용품 기업
TOTO사와 기술 합작
▼ 2005년 6월
욕실용 도기(陶器)사업
분야 진출
▼ 2006년 11월
새 로고 ‘R’ 선보임
▼ 2006년 12월
프리미엄 브랜드 ‘로얄
비니’ 출시
▼ 2007년 11월
욕실용품 전시 복합문화
공간 ‘갤러리 로얄’ 개장
▼ 2008년 8월
전자샤워기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