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1년 노숙… 창업자 심정 누구보다 잘 알아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정한 치어스 사장

“내년에는 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겁니다.”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으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호프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치어스’ 정한(41·사진) 사장.

그동안 내실을 다지다 올해 공격 경영을 시작한 ‘치어스’는 지난해보다 가맹점 수는 3배, 본사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내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내년에는 창업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그때를 대비해 인력을 더 뽑고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수명이 짧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그가 하나의 브랜드로 장수(長壽)하고 있는 데는 20대 때 겪은 처절한 실패 경험이 한몫했다. 한눈팔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게 만든 밑거름이다.

정 사장은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1994년 인테리어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까지 하게 된 그는 1년 넘게 노숙인 생활을 했다. 서른한 살 때였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찾아가 간신히 5000만 원을 빌려 시작한 치킨장사가 성공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호프레스토랑 가맹점이 120개에 본사 매출만 180억 원에 이른다. 철저한 매장 관리와 메뉴, 인테리어 등을 고급화한 게 주효했다.

“전 재산을 투자하는 창업자의 어려운 심경을 헤아려 주는 게 성장의 비결이지요.”

최근 경북 경산시에 물류센터를 짓고 영남지역 공략에 나선 정 사장은 내년에는 호남지역 공략을 위한 물류센터도 지을 예정이다. 치어스는 지난달 26개의 가맹점을 새로 개장했다. 월평균 10개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정 사장은 “위기 속에 분명히 기회가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 투자를 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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