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20일 “미국이 FTA 재협상을 쉽게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전문가 칼럼’에서 “이미 서명한 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국제관례에도 어긋나고 미국이 진행 중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 다자 및 양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대외 신뢰도를 상당히 손상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자동차 교역 불균형과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재협상 요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재협상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美진보센터 “오바마, 車장벽 해소땐 비준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가 FTA 조건부 비준을 권고해 주목된다.
대선 기간에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을 뒷받침했던 CAP는 최근 발간한 정책제안서 ‘미국을 위한 변화: 제44대 대통령을 위한 진보 청사진’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쇠고기 수출 장벽 해소를 전제로 한미 FTA 비준을 건의했다.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집권 청사진 성격이라는 정책제안서에서 한미 FTA 비준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지금까지 한미 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준에 반대해 온 오바마 당선인의 반응이 주목된다.연합뉴스
▼노무현 前대통령 “반대론자들 이젠 승복해야”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토론이 부족했다는 일부 누리꾼의 지적에 대해 “FTA 협상 타결 전후까지 찬반 논쟁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면서 “이쯤하면 승복해야 하고, 승복이 안 되더라도 싸움은 그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민주주의 2.0’ 사이트에서 “협상 타결 후에도 FTA 반대론자들은 틈만 있으면 다시 논쟁에 불을 붙였다”면서 “그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기록원 사이트에 1만9699건의 자료가 있고, 신문 방송 기타 사이트에 올라온 자료까지 합하면 엄청난 분량이 될 텐데 또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