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글로벌 경험 갖춘 ‘사업가형’ 양성
한국얀센- 아-태지역 지사장-임원 7명 배출
한국화이자- 동료들이 재능 평가, 지원책 모색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인 김반석 부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는 취임 후 3년 동안 매년 해외 인재 채용설명회에 참석할 정도로 인재 채용 및 육성에 적극적이다.
LG화학 측은 “사내(社內) 인재를 육성하는 문화가 올해 들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게 한 원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도 인재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는가 하면 임직원 개개인의 ‘커리어 플랜’을 적극 지원하는 기업도 많다.
○ 사업가형 인재 키우는 LG화학
지난달 초 경기 오산시 원동 LG화학 리더십센터.
LG화학 국내외 지사에서 선발된 핵심인재 23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틀 동안 캐서린 해리건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의 강의를 듣고 영어토론을 벌였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들은 앞으로 생산, 영업, 관리, 연구 등 다양한 부서를 돌며 직무를 경험하게 된다. 해외 파견 근무도 한다.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받고 이를 해결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있다.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인 육근열 부사장은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핵심인재가 절실하다”며 “지난달 처음으로 다양한 실무 능력과 글로벌 경험, 리더십을 갖춘 사업가형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경영자 사관학교 한국얀센
한국얀센 출신으로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얀센 임원을 지내는 인물은 박제화 중국얀센 사장, 김옥연 말레이시아얀센 사장, 김상진 대만얀센 사장 등 모두 7명이다. 얀센 본사에서 ‘한국의 중화권 침공’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한국얀센 출신 경영자들이 중화권 지사장을 석권했다.
김도경 한국얀센 이사는 “한국에서 다수의 얀센 해외지사장을 배출한 것은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서 보여 준 한국인의 탁월한 능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주요 임원으로 성장하는 관문은 개인계발프로그램(IDP·Individual Development Program)이다. 주로 과장 및 차장급 직원 중에서 선발되는데, 해외 지사에서 1년 이상 근무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는 IDP를 이수하면 핵심인재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세계 얀센 지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IDP 대상자가 될 수 있지만 한국얀센 출신들에게는 각별한 무엇이 있다. 이들은 IDP를 하나의 ‘훈장’처럼 여기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배들의 철저한 조언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얀센 본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한다.
○ 능력 120%를 이끌어내는 한국화이자제약
한국화이자제약 마케팅팀 송찬우 과장은 올해 7월 ‘탤런트 리뷰 및 개발 계획’을 작성했다. 관심 분야, 3∼5년 후 자신의 위치, 회사 지원 요청 사항 등을 상세히 적었다.
7월 말 송 과장의 직속상관인 마케팅 매니저와 인사부장, 함께 일하는 동료 등 6명이 모여 송 과장의 장단점, 향후 더 개발해야 할 점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분석 능력 함양’과 ‘매니저 리더십 교육’을 회사 지원 과제로 정리했다. 이어 마켓분석팀과의 공동 프로젝트, 일대일 리더십 교육 등 지원책을 내놓고 지원 기간과 담당자까지 정했다. 그때서야 송 과장의 탤런트 리뷰는 끝났다.
정승혜 한국화이자제약 인사담당 전무는 “인재를 뽑았으면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배려하는 것은 회사의 책임”이라며 “한국화이자제약은 탤런트 리뷰를 통해 전 사원을 핵심인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