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업계도 몸집줄이기 시동… 희망퇴직-감산 ‘빙판길’

  • 입력 2008년 11월 22일 02시 59분


르노삼성-쌍용차 감원 검토… 현대차 美공장 1만5000대 감산

전문가 “강점 있는 중소형시장에 집중-노사갈등 비용 줄여야”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휘청거리면서 국내 자동차 회사들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GM대우자동차는 재고량 조절을 위해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국내외 판매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희망퇴직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국내 수요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자금 지원 △경차 자동차세 인하 △자동차 공채 매입 폐지 △경유차 환경개선비용 부담금 폐지 △하이브리드카 지원 등 5개 항의 대(對)정부 건의안을 마련해 다음 주 중 정부에 전달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본보 21일자 A1면 참조
국내 車업계 “할부금융 지원해달라”

○ 구조조정 방안 수면위로 떠올라

르노삼성자동차는 21일 프랑스 르노 본사의 방침에 따라 매니저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자동차 산업 침체에 따라 임직원에 대한 인력 조정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차는 다음 달 22일부터 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부평, 군산, 창원 등 모든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내수 판매는 물론이고 수출량 재고가 늘어 생산라인을 일시적으로 멈추기로 한 것이다.

쌍용자동차도 이달 초부터 이미 사내 비정규직 직원 350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대우버스도 최근 전체 직원의 30%가량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량을 1만5000대가량 줄이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감원이나 감산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물량은 26만88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도 10만57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들었다.

○ 특기 살려야…노사문제 해결도 관건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 노력 못지않게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진국 업체들이 주춤하는 틈을 타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소형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하면 이번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은 “미국 자동차 ‘빅3’가 무너지면 현지 공장이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최근 경제위기로 미국에서 중소형차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소형차 중심의 생산 및 노동 인력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위기 상황에서 노사 관계가 악화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가 자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우명호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연계된 분야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불필요한 노사협의 비용을 절감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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