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사이트]부동산 시장의 4가지 속성

  • 입력 2008년 11월 24일 03시 01분


《도대체 언제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는 걸까.

건설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이 돈을 풀고, 미분양 아파트를 공공기관이 매입하고 있다. 정부는 각종 규제를 해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세금도 전면적으로 손질하고 있다. 이제 대부분의 규제가 풀리고 지원책이 제시됐다는 분위기지만 시장이 회복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시장 회복의 조건은 현재와 같은 경기 상황에서는 부동산시장과 무관한 외부적인 변수가 많다. 우선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하는데, 이것은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 위기와 함께 실물경제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데, 실물경제의 회복은 세계경기와 내수가 회복돼야 가능하다. 세계경제와 거시경제 지표들이 반전돼야 비로소 시장이 회복되는 것은 틀림없는데,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시장의 변화를 살펴볼 수는 없을까.

부동산경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회복 주기가 길다는 점이다. 일반경기가 2, 3년마다 순환하는 것에 비해 부동산경기는 4, 5년의 주기를 갖고 있고, 짧은 상승기 후에 긴 하강기가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은 2007년 초 시작된 긴 하강기에 들어가 있다.

둘째, 독자적인 성격보다는 실물경제에 연결돼 있어 실물경기가 살아나야 같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실물경기가 좋아지기 전에 시장 전망이 개선되면 제일 먼저 주가가 오르듯이 부동산시장에서도 매매가가 오르기 전에 전세가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셋째, 가격이 오르기 전에 거래량이 먼저 회복된다. 시장 거래가 회복되더라도 가격이 바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수요가 더 생긴 이후에 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가격이 바닥인 지점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거래량이 바닥이 되는 지점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분양시장보다는 기존 주택시장이 먼저 회복된다. 한국은 선(先)분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을 때는 분양가가 기존 주택가보다 더 고공행진을 하지만, 하락기가 되면 미분양이나 부도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분양시장이 더 빨리 수요가 줄어든다. 따라서 회복의 징조도 분양시장보다는 안정성이 좀 더 높은 기존 주택시장에서 먼저 시작된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는지를 알기 위해서 경기순환주기나 거시경제지표와 같은 어려운 통계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기존주택인지 분양주택인지, 전세가가 오르는지 내리는지, 거래량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를 살펴보면 시장이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난한 불황이 계속되는지 알 수 있다.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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