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원 기 살리기
한국화이자제약은 올해 9월부터 직원 복지 차원에서 ‘헬시 다이렉션(Healthy Direc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문 자격증이 있는 의료 전문가와 헬스 트레이너가 직원들의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어떤 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운동이나 식습관 등을 추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 직원들은 출산이나 육아, 모유 수유에 대한 상담 및 관리도 받을 수 있다.
불황으로 많은 기업이 씀씀이를 줄이는 가운데서도 사원 복지나 보상을 위해 과감히 금고를 여는 기업들도 있다. 이 혜택을 받은 직원들은 다시 의욕적으로 일해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善)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외에도 많은 회사가 건강 관련 복지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확대했다. 혹시라도 불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이 많아지지 않을까 각별히 신경을 쓴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사에서 자사(自社)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사업장 근무자 등 약 5000명에게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지난해부터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지를 올해는 협력업체나 사업장 근무자에게까지 확대한 것이다.
가정 문제나 개인사를 상담해주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이 7월부터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는 외부 심리상담 전문가와 연계해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뿐 아니라 가정문제, 우울증 등의 심층상담까지 받아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일할 맛 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복지제도도 다양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10층 구내식당은 매일 오후 6시 반이면 직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칵테일 바로 모습을 바꾼다. 전문 바텐더의 칵테일 쇼를 구경할 수도 있고 설치된 최신 게임기를 이용해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G마켓은 2006년부터 직원들에게 근무일 기준 10일간의 휴가를 무조건 한 번에 쓸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주말까지 더하면 약 2주간의 휴가를 쓸 수 있는 셈이다. 이 회사 박주범 홍보팀장은 “‘지겹도록 쉬었다’는 말을 하는 직원도 있다”며 “1주일 여행한 뒤 1주일간 충분히 쉬면서 여독을 풀어 휴가 후유증을 앓는 직원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실적에 따라 큰 보상을 해 직원들의 의욕을 높여주기도 한다. 화장품 브랜드 메리케이는 최근 우수한 실적을 낸 방문판매 사원 29명에게 그랜저 승용차를 선물로 줬다. 크리니크도 매년 4, 5명의 우수 판매사원에게 뉴욕 본사 방문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