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할인’ 판촉전에 구청선 명품거리 조성
■ ‘삼성타운’ 입주 마무리… 서초동, 경제효과 반색
《‘입주 환영’ ‘파격 할인’ ‘삼성 직원 10% 할인’…. 21일 찾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 주변은 활기가 넘쳤다. 점심시간이 되자 수천 명의 넥타이 부대가 주변 식당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건물 자체를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17일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본사 직원 3000여 명이 옮겨 오면서 서초동이 들썩이고 있다. 21일 삼성전자 경영지원팀 직원 20여 명이 마지막으로 이사를 해 삼성타운 3개 동(棟)의 입주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등이 쓰는 A동은 지난해 6월, 삼성물산이 사용하는 B동은 올해 초에 각각 입주했다. 이번에 입주한 C동까지 합치면 모두 1만 명의 삼성 직원이 삼성타운에서 일하고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서초동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생긴 ‘삼성 임팩트’에 이 지역 상인들과 관할 구청인 서초구는 환영 일색이다.
○서초동은 웃고, 태평로는 울고
서초동 일대의 상가와 주변 학원가들은 요즘 ‘삼성 맨’들을 붙잡기 위해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점심시간에 맞춰 직원들이 쏟아져 나오자 인근 외국어 학원 직원들과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들이 ‘삼성타운 전체입주기념 파격할인’이라고 쓰인 전단을 부지런히 돌렸다.
‘짬뽕 4000원’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들고 홍보를 하는 ‘인간 현수막’도 있었다. 삼성타운 지하의 몇몇 음식점은 ‘삼성 직원 10% 할인’이라는 안내판을 내걸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삼성물산 옛 본사 근처에 있던 한 횟집은 올해 삼성타운 부근에 분점을 냈다.
인근 삼겹살집의 사장은 “이 부근 음식점들은 앞으로 더 매상이 급증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삼성전자 본사가 있던 중구 태평로 인근 가게들은 확 줄어든 손님에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울상이다. 옛 삼성 본관 뒷길의 한 냉면집 사장은 “주변 가게 주인들과 만나 서로 걱정을 하곤 한다. 얼마 전 삼성의 단골손님들과는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태평로의 건물에는 약 6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불황까지 겹쳐 6개월 버티기도 숨이 차다는 게 주변 가게들의 고민이다.
○삼성타운 주변에 테마 명품거리 조성
서초구도 삼성타운의 입주를 크게 반기고 있다. 삼성타운의 입주로 예상되는 세 수입만 34억 원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이 지역에는 상주인구 1만 명에 유동 인구 1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연간 수천억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서초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구는 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삼성타운 남쪽 일대에 5개의 ‘테마 명품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가로 환경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삼성타운 남쪽의 이면도로를 최첨단 삼성타운에 걸맞게 누구나 찾고 싶은 빼어난 거리로 만들겠다는 것.
특히 삼성타운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위에 4만3000m² 크기의 덮개 공원을 2012년까지 완공해 삼성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삼성타운 입주에 맞춰 테마 명품거리를 조성하듯이 앞으로 국내 유수 기업들이 입주할 때는 모든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