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닛산 ‘무라노’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SUV+대형세단 ‘크로스오버’ 명작

‘2007년 로스앤젤레스 모터쇼 최고 제품상.’

닛산이 한국 상륙 작전에 사용한 무기 ‘무라노’에 붙어 있는 꼬리표다.

무라노는 쾌적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주행성능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닛산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아니라 승용차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무라노는 고급 대형 세단 수준의 실내 정숙성과 승차감을 보인다. 주변 차량 소음이나 타이어 소음, 엔진음이 절제돼 있었다. 시멘트 포장인 국내 고속도로는 타이어 소음이 많이 들리는 편인데 무라노에선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정숙성은 단순히 방음재를 많이 넣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차체가 받쳐줘야 한다. 무라노에 사용된 차체의 뼈대인 ‘D-플랫폼’은 이전 모델보다 각종 구멍을 40% 줄였다. 소음이 흘러들어올 수 있는 틈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조용하지만 힘은 강하다. 3.5L V6엔진은 260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정밀 장비로 측정한 결과 7.4초가 나왔다. 1.9t에 이르는 차체 무게를 감안하면 괜찮은 기록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192km(GPS 기준)로 제한돼 있다.

무단자동변속기(CVT)가 들어가 있어 변속충격이 전혀 없고, 연료소비효율도 비교적 괜찮다. 가솔린 L당 시내주행은 7km, 고속도로는 11km 안팎을 달려줬다.

무라노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독특하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와 연동돼 도로 상황에 따라 4바퀴에 주어지는 출력을 조절한다. 출발 때는 힘을 앞뒤 바퀴에 50 대 50으로 배분하고 일반 도심 주행 시에는 앞바퀴에 100%를 전달해 효율을 높인다.

핸들링은 평범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대형 SUV가 그렇듯이 한 박자 반응이 늦고 주행라인이 칼로 자른 듯이 나오지 않는다.

인테리어는 단순하지만 질감은 고급스럽다. 스위치류의 작동감이 세련됐고 모니터와 센터 콘솔 디자인도 깔끔하다. 듀얼 선루프도 장점이다. 11개의 스피커가 들어간 보스 오디오시스템의 음질도 인상적이었다.

외부 디자인은 엇갈리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앞모습은 약간 억지스럽다는 느낌이고 전체적인 보디라인이나 디테일도 국산 대형 SUV들 보다 좋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결론은 종합적인 상품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입 SUV뿐만 아니라 국산 대형 SUV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닛산의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의 SUV들도 예외는 아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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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일보 석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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