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위상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미쓰비시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경기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쓰비시는 세계 최고 권위의 랠리 자동차 경주 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34회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다카르 랠리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파제로’가 7회 연속, 통산 12회 우승을 달성하는 등 모터스포츠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4륜 구동에서 일본 자동차업체 중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쓰비시는 랠리에서 다진 기술력을 일반 양산 차량에도 접목시켜 고객들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인 ‘렌서 에볼루션’과 스포츠 SUV인 ‘아웃랜더’는 랠리용으로 개발된 미쓰비시 자동차만의 4륜 구동 기술이 들어가 있다. 4개의 휠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잃지 않고 다이내믹한 운전의 즐거움도 느끼게 해준다. 미쓰비시가 판매 대수에서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열성 애호가를 확보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람과 지구를 생각하는 자동차를 만들려는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주행 성능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차원의 자동차를 완성하는 게 미쓰비시의 목표다.
달리는 기쁨과 지구 환경도 배려하겠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 전기 자동차인 ‘아이미브’의 탄생이다.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아이미브는 7시간 충전으로 160km를 달릴 수 있고 최고 속도도 시속 130km까지 나온다. 내년에 시험용으로 국내에도 들여올 예정이다.
아이미브가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선두권에 있는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사람, 사회, 지구와의 공생이라는 철학을 구현해낼 수 있을지 세계 자동차 업계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