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 저가 마케팅… 불황기 대형마트 가격파괴 세일한창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빈 캔 - 봉지 되가져오면 30% 할인

흠집 있거나 진열된 상품 반값떨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보상판매 등 대형 마트의 가격 할인 이벤트에 몰리고 있다. 대형 마트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서민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13일부터 17일까지 ‘보상 대할인 판매전’을 진행했다. 다 먹은 분유캔을 가지고 오면 15%, 빈 조미료 봉지를 가져오면 30%를 각각 깎아줬다. 구형 내비게이션은 5만 원을 보상해 줬다.

이마트가 행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분유를 산 소비자의 17.3%, 조미료 구입 소비자의 24.8%가 보상 할인을 받았다. 내비게이션은 전체 구매자의 39.8%가 보상 판매를 통해 신제품을 샀다.

16일 이마트 서울 월계점에서 쇼핑한 주부 이모(30) 씨는 “보상판매 소식을 듣고 분리배출을 위해 모아둔 빈 분유통 3통을 들고 갔다”며 “평소 3통에 9만 원 정도인 분유를 1만 원 싼 8만 원에 샀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가격 파괴전’에도 소비자가 많이 몰렸다. 한우 국거리를 삼겹살 가격에, 라벨이 약간 찢어진 와인을 최고 96% 할인해 판매한 행사다.

롯데마트 측은 “한우 국거리는 평소 할인행사 때의 5배가 넘는 12억 원어치가 팔려 롯데마트 역대 축산물 할인 판매 행사 가운데 단일상품 최고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와인 역시 판매물량이 4일 만에 동이 났다. 이 회사가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생필품 보상판매전’에서도 관련 상품의 매출이 20%가량 늘었다.

이처럼 할인 이벤트의 호응이 예상을 뛰어넘자 대형 마트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20일부터 크기가 작거나 흠이 있는 상품들을 모아 ‘이유 있는 초(超)저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공 과정에서 약간 흠집이 생긴 ‘이유 있는 굴비’는 20마리에 7800원으로 보통 굴비의 반값 수준이다. 크기가 작은 ‘가계절약 사과’는 보통 사과보다 30% 정도 싼 1봉지에 2700원에 판다. 20∼23일 ‘이유 있는 굴비’는 3만3000마리가 팔려 평상시 3800마리를 크게 웃돌았다.

홈플러스는 진열기간이 임박한 농산물을 ‘할인판매 코너’에 배치해 30∼50% 싸게 판다. 포장이 불량한 공산품 등도 이 코너에 진열된다. 홈플러스는 또 28일부터 30일까지 30개 점포에서 LG전자의 ‘트롬 세탁기’ 진열 상품을 정상가보다 15% 싸게 선착순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김치냉장고 진열상품전’을 진행한다. 유명 브랜드의 김치냉장고 진열 상품 1000대를 정상가보다 최고 30% 할인해 파는 행사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불황기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초특가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시기별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을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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