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기준 100엔당 1559.0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작년 3분기(7∼9월)만 해도 100엔당 750원이었던 원-엔 환율이 최근 100엔당 1500원을 넘어서면서 엔화를 빌려 쓴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작년 3분기에 엔화를 대출 받은 기업이나 투자자는 당시에 비해 2배의 상환 부담을 지게 된 셈이다. 10월 말 기준으로 국민 기업 신한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7872억 엔이나 된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금융 불안의 피해를 일본이 상대적으로 덜 봤다는 점과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청산 등을 들고 있다. 원-엔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만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차피 수출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는 도움의 크기가 줄어든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오히려 “한국의 경우 일본으로부터 부품 기계류 등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다”며 “원-엔 환율 상승은 결국 제품단가를 높여 수출상품의 생산비 상승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엔화 강세의 전망과 파급영향’ 보고서)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