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디어 발표땐
매주 5시간 사업화 기회
팀당 3200만원 지원까지
SK텔레콤 내 독립기업인 ‘C&I비즈컴퍼니’(C&I)가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의 10% 범위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2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C&I는 올해 7월부터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면 매주 5시간 동안 담당 업무를 하지 않고 해당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게 하는 ‘해피 트라이(Happy Try·행복한 시도)’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팀당 3200만 원까지 예산도 지원한다.
C&I는 SK텔레콤의 ‘회사 내 회사(Company In Company)’로 800여 명이 신사업과 인터넷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C&I 측은 입사 1년차부터 11년차까지 직원 43명이 11개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3∼12개월짜리 프로젝트로 팀별 진행률은 15∼60%다.
단 회사 지원을 받으려면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창의적 프로젝트 △다른 소속 직원 3명 이상이 팀 구성 △직책, 직급에 관계없이 사장과 협의 △실행에 중점을 두되 시제품 등의 결과 제출 등이다.
올해 5월경 사내(社內)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임직원이 포화상태인 통신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특단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C&I 측은 ‘소속 부서 눈치 보기’ 등 유무형의 장애를 없애기 위해 지원부서를 운영하고 자사(自社)가 사용하는 6개 층 곳곳에 제도 도입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 사장실 입구 화이트보드에는 프로젝트팀별 진행상황이 백분율로 표시돼 있다.
오세현 C&I 사장은 “해피 트라이를 통해 얻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이 SK텔레콤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인 김신배 사장은 이 제도를 회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미국 구글은 업무시간의 80%를 현업에, 나머지 20%를 개인적 관심사와 프로젝트에 쓰는 제도를 도입해 e메일 서비스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G메일과 구글맵, 구글뉴스 등 혁신 서비스를 발굴한 바 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