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보유 부동산 처분-관리는 어떻게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3시 03분


값 떨어진 빌딩 매입 저울질… ‘위기를 기회로’ 발빠른 행보

빌딩 관리는 신탁 활용… 일부는 상속 계획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부자들의 심각한 고민거리 중 하나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처분 및 관리다.

최근 부동산의 임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보유 중인 부동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좋을지 상담해 오는 프라이빗뱅킹(PB)고객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PB고객들은 상업용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업용 빌딩은 임대료 징수, 신규 임대차 계약, 시설관리(엘리베이터, 전기시설, 배관 등)를 비롯해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더욱이 나이가 많고, 1년 중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은 PB고객들은 손이 많이 가는 빌딩 관리를 부담스러워한다.

일례로 서울 도심부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한 PB고객은 준공 이후 임대 관리에 대한 부담감으로 고민하던 중 은행을 통한 부동산자산관리(관리신탁)를 이용하게 되었다. 부동산자산관리 서비스에는 신규 임차인 모집, 시설관리(FM), 임대료 조정, 제세공과금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이용하면 빌딩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 고객은 본인 건물에 대해서 이전에 본인이 직접 관리했을 때보다 훨씬 적은 노력으로 전체 건물에 대한 공실(空室) 없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또 부자 고객들은 지금의 금융위기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하에 여유자금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의 위기상황이 지나가면 좋은 부동산을 매입할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한 고객은 서울 부도심지역의 중소형 빌딩을 매각해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대형 상업용 빌딩을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

통상 부도심지역의 임대수익률이 6.5∼7.5% 내외인 반면 강남지역 상업용 시설 임대수익률은 4.5∼5% 내외로 부도심지역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임대수익률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차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 후 매각하면 높은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량한 입지의 우량한 물건을 적절히 탐색하고 매입시기를 저울질하는 부자들이 많다.

경기 침체로 그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강남 핵심 상권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보유하고 있던 자잘한 부동산들을 처분한 뒤 이번 기회에 대형 빌딩으로 갈아타려고 하는 것이다.

최근 부자들은 지방토지, 비수익성 부동산자산 등의 매각은 물론, 서울지역 내에서도 부도심지역의 물건을 처분한 뒤 서울 강남을 비롯한 핵심 지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위기시절이 지나가면 강남의 핵심 상권 부동산 가격은 다시 오르리라는 판단에서 지금이 강남 핵심 상권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또 지금의 부동산 하락기를 이용해 자녀 세대로의 증여, 상속을 통한 부동산 이전을 계획한 고객들도 많다.

부동산 시장이 많이 침체됐지만 자산가들은 이 침체기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이 반등하면 지금의 위기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손경지 하나은행 PB본부 부동산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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