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년만에 순채무국 전환

  • 입력 2008년 11월 29일 03시 04분


한국이 8년 만에 받을 빚보다 갚아야 할 빚이 많은 순채무국으로 바뀌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51억 달러로 6월 말(17억 달러)보다 268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순채무국으로 전환된 것은 2000년 1분기(―58억4000만 달러) 이후 처음.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이 된 데는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외국인 주식 투자는 채무로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을 팔아 달러로 바꿔 해외로 나가면 채무는 줄어들지 않고 국내 외화자산(달러)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외국인들은 올해 7∼9월 주식, 파생금융상품 등 지분성 투자자산을 약 280억4000만 달러어치 팔아 떠났다. 하지만 국내의 대외투자 회수분은 120억 달러 정도여서 161억 달러가량의 달러 자산이 줄어든 셈이다.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을 중심으로 은행 단기외채가 107억 달러 이상 늘어 순대외채권이 6월 말보다 268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알려진 악재’인 데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외채를 외환보유액으로 나눈 유동외채비율이 94.8%로 안정 수준인 100% 미만이어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도 10월 이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선박수출 선수금 등 상환 부담이 적은 외채(1112억 달러)를 빼면 순대외채권이 861억 달러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원 내린 148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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