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코르크로 새집증후군 잡고 빗물모아 화장실 물 사용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1분


미국의 첫 번째 친환경 주거단지인 뉴욕 맨해튼의 솔레어. 외부는 태양열 패널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렇게 발생된 전기로 복도 등을 켠다. 벽지 및 계단에는 대나무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 사진 제공 게일인터내셔널
미국의 첫 번째 친환경 주거단지인 뉴욕 맨해튼의 솔레어. 외부는 태양열 패널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렇게 발생된 전기로 복도 등을 켠다. 벽지 및 계단에는 대나무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 사진 제공 게일인터내셔널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 씨가 설계한 MIT 스타타 센터. 이중 바닥을 통해 사람 키 높이까지만 냉난방을 하도록 지어졌다. 모든 실내 공간에서 자연광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사진 제공 게일인터내셔널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 씨가 설계한 MIT 스타타 센터. 이중 바닥을 통해 사람 키 높이까지만 냉난방을 하도록 지어졌다. 모든 실내 공간에서 자연광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사진 제공 게일인터내셔널
■ 美 뉴욕-보스턴 친환경 건축 르포

“침실이 2개인 집 한 달 임대료가 5000달러(약 730만 원)입니다. 인근 지역에 비해 250달러 정도 비싸지만 입주 대기자가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배터리 파크 시티의 고급 아파트 솔레어(Solaire). 안내 직원은 출입구 앞에 새겨진 ‘미국의 첫 번째 친환경 주거단지’라는 문구를 자랑스럽게 가리켰다.

○ 새집증후군 없어 비싸도 인기

지난달 17∼22일 미국 보스턴에서는 친환경 건물 엑스포(Greenbuild Expo)가 열렸다. 이 엑스포에는 3만 명이 찾아와 친환경 건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친환경 건축 분야의 선두에 서 있는 미국에서는 친환경 설계 건물이 상업시설뿐 아니라 개인이 거주하는 주거시설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솔레어도 여기서 소개됐다. 2003년 완공된 이 아파트의 외부는 태양열 발전 패널로 둘러싸여 있으며 여기서 발생된 전기로 복도등을 켠다. 벽지와 계단은 대나무, 코르크, 재활용 고무 등을 재료로 사용했다.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새집증후군이 없다.

안내 직원은 “중앙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공기를 하루 3번 정화해 들여오고 습도를 조절한다”며 “창문을 열면 공기 질이 오히려 나빠진다”고 말했다.

빗물을 재활용해 수돗물 사용량이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고 모든 전기제품이 절전형이라 전기 사용량도 65% 절감된다. 이 아파트는 미국 그린 빌딩 위원회에서 ‘LEED 골드’ 등급을 받았다.

○ 건축비 높지만 생산성 높아져 이득

대학 부속건물인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타타 센터.

바닥 구멍에서 온기가 올라와 사람 키 높이까지만 냉난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내를 맡은 피터 쿠퍼 씨는 “기존 냉난방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를 20∼30% 절약했다”며 “빗물은 모아 화장실에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 씨가 설계한 개성적인 외관으로도 유명하다.

인근에 있는 하버드대 고서 보관소는 지하 500m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건물 냉난방에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30% 증가시켰다. 조명 강도는 빛의 양을 감지해 자동 조절된다.

건물은 잘 알려지지 않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미국 전체 탄소 배출량의 절반이 건물에서 나오며 전력의 60%, 전체 에너지의 30%가 건물에서 소비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인 친환경 건물 보급 움직임이 일었다. 스타타 센터의 친환경 디자인을 맡았던 벤더와일사(社)의 줄리 파켓 씨는 “현재 새로 짓는 모든 미국 연방정부 건물은 LEED 인증을 받아야 한다. 보스턴 시는 지난해 일정 규모 이상 신축 건물은 무조건 LEED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친환경 건물을 지으려면 건설비의 2∼5%가 추가된다. 반면 친환경 건축 전문가인 그레고리 캐츠 씨는 LEED 인증 및 실버 등급은 직원의 생산성을 1%, 골드 및 플래티넘은 1.5% 향상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 엑스포에서 인천 송도도 소개돼

친환경 건물 엑스포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친환경 도시로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소개되기도 했다. 송도는 대부분의 건물이 LEED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포에서 만난 크리스틴 휘트먼 전 환경청장은 “친환경 도시는 높은 삶의 질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기업들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이뤄 기준을 제시하고 인센티브를 주면서 친환경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보스턴=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LEED::

‘에너지 및 친환경 디자인 리더십(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친환경 건물 등급이다. LEED 등급은 플래티넘, 골드, 실버, 인증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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