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녀석들의 ‘치명적 유혹’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1분


침체에도 고가 - 고출력 신차들 판매 실적 ‘Go~ Go~’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고가(高價)의 고(高)출력 신차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일반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출력 차량만의 매력이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10월 13일과 9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 쿠페’와 ‘쏘울’의 고출력 모델 계약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 총 1831대가 계약된 제네시스 쿠페는 최고출력 210마력인 2.0L 모델이 1401대, 303마력의 3.8L 모델이 430대였다. 전체 계약 물량 중에서 3.8L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23.5%에 달한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쿠페 판매 계획을 세울 때 3.8L 모델의 판매 비율을 10∼15%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출력 모델을 통해 스포츠 쿠페의 성능을 만끽해 보고 싶은 고객이 예상보다 많은 것 같다”며 “특정 모델에 반한 자동차 마니아들은 경제가 어렵고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고출력 차량 인기 추세는 쏘울에서도 나타난다.

쏘울은 지난달 계약된 4404대 중 2.0L 가솔린 모델과 1.6L 디젤 모델이 총 596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에서 13.5%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7∼10%를 넘어선 것이다.

수입차 회사들이 내놓은 고출력 차량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BMW코리아가 10월 6일 국내에 선보인 ‘뉴 M3’와 ‘뉴 M6’는 현재 예약 주문이 모두 완료됐다. 운전자가 원하는 옵션으로 차량을 주문하는 ‘맞춤 주문’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가격은 M3가 9590만∼1억290만 원, M6는 1억8500만 원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고출력 모델인 ‘C63 AMG’는 9190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11월 말까지 70대 정도 판매됐다. 이 모델은 최고 출력이 457마력에 이른다. 최고출력이 500마력 이상의 ‘괴력’을 지닌 ‘ML 63AMG’와 ‘CLS 63AMG’도 1억5000만 원을 넘나드는 가격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벤츠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랜서 에볼루션도 자동차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랜서 에볼루션은 배기량이 2.0L지만 295마력의 고출력을 자랑한다. 1992년 출시된 이후 세계랠리대회 우승 경험에서 쌓은 기술로 계속된 진화를 거친 10번째 모델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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