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개월간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선 폭락장세가 계속돼 왔습니다. 현재 개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팔아버려야 할지, 아니면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보통 요즘 같은 폭락장세가 계속되면, 많은 투자자는 팔아야 할 주식뿐 아니라 팔 필요가 없는 주식까지도 구분 없이 팔아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가가 한없이 떨어질 것 같다는 공포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일수록 투자자들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은 주가가 폭락하고 지구의 종말이라도 올 것 같은 분위기지만, 이 지구상에는 67억 명의 인구가 변함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이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의식주를 해결하고 더 나은 생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많은 기업은 이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하고, 경영 효율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매출이 늘거나 수익 창출에 성공하는 기업의 주식은 곧 본래의 투자가치를 회복하게 됩니다. 그동안 옥석을 구분하지 않고 주식을 팔아치웠던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나고 공포심리가 진정되면서 이런 기업들의 주식을 재평가하기 시작합니다. 주가 상승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은 항상 주가 상승이 시작되기 직전에 주식을 사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주가는 이미 급등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진정한 장기 투자자들은 폭락장세가 계속되고 있을 때에도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고 견실한 기업들의 주식을 싼 가격으로 사놓은 다음, 나중에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때가 6개월 후일지, 1년 후일지, 아니면 2년 후일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5년 정도는 기다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그 기업을 응원한다는 마음으로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응원하고 싶은 회사의 주식은 언제 사도 좋지만 기왕이면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을 때 사는 편이 응원하는 보람도 더 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주가 폭락 국면은 투자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장기투자의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