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교과서로 배웁시다]완전경쟁시장의 꿈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우리 머릿속에 ‘시장경제의 원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경쟁’이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무한경쟁의 시대’, ‘자유와 경쟁’,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 등의 용어를 쉽게 접한다. 이 단어는 어떤 경우에는 긍정적 의미로, 어떤 경우에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다음 글을 읽으면서 함께 생각해 보자.》

[내용]

완전경쟁시장은 좋은 시장일까? 경쟁의 원리는 바람직한 것일까? 완전경쟁시장이 ‘좋은’ 시장인지, 경쟁의 원리가 ‘바람직한’ 것인지는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지만 완전경쟁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시장 거래자들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게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완전경쟁시장에서 수많은 경쟁 기업끼리 앞 다퉈 상품을 공급하면 시장 가격은 계속 하락한다. 결국은 경쟁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가격까지 시장 가격이 떨어지며, 그 가격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만 상품을 생산한다. 결과적으로 기술 수준이 높거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생산 비용을 최대로 낮출 수 있는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게 되고, 사회 전체적으로 그 상품을 최소 비용으로 생산하게 된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수많은 소비자끼리도 경쟁하는데, 소비자들은 제한된 소득으로 소비 활동을 통해 가장 큰 만족을 얻으려고 경쟁한다. 이런 경쟁 상황에서 다른 경쟁 소비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상품을 살 수 있다. 그 소비자는 자신이 기꺼이 지불할 가격만큼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여러 소비자 중에서 가장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상품을 소비한다.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는 소비활동을 통해 최대 만족을 얻게 된다.

―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116∼117쪽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경쟁을 통해 실현된다

[이해]

먼저 ‘완전경쟁시장’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수많은 기업이 똑같은 종류의 상품을 생산 공급하며 경쟁한다. 상품의 품질이 똑같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이때의 경쟁은 가격 경쟁을 말한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 기업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면 언제든지 새로운 기업이 등장할 수 있고, 손해를 보는 기업은 언제든지 시장을 떠날 수 있다.

완전경쟁시장은 실제로 존재한다기보다는 이론적 모델로서 존재하는 시장이다. 우리가 실제 접하는 시장으로는 남대문시장, 롯데백화점, 인터파크, CJ홈쇼핑 등이 있으며, 그 안에서 거래되는 상품에 따라 사과 시장, 아이스크림 시장 등으로 무한히 나뉜다. 이처럼 수많은 개별 시장을 각각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제학에서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이론적 모델로 시장을 분류하고 그것의 특성을 파악한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다. 다른 기업보다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경쟁 기업보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제시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비용을 낮춰야 한다. 결국 경쟁 기업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에 남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체적으로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제조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기업이 생산을 맡게 된다.

소비자는 상품의 소비를 통해 만족을 얻는다. 이때의 만족을 행복 또는 효용(utility)이라고도 하는데, 이 용어를 즐겨 사용한 사람들은 공리주의자(utilitarian)다. 이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장 중요한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

완전경쟁시장에선 소비자도 희소한 상품을 먼저 소비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이런 경쟁 속에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할수록 상품의 소비 기회를 먼저 얻는다. 이때 소비자가 어떤 상품에 대해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을 ‘지불용의’라고 하는데, 소비자는 특정상품에 대한 자신의 지불용의만큼 그 상품의 소비를 통해 만족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일수록 우선적으로 희소한 상품을 소비할 기회를 얻게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최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비활동이 이뤄진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기업 간 경쟁을 통해 최소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며, 소비자 간 경쟁을 통해 최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가 상품을 소비한다. 결과적으로, 경쟁은 시장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형준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교수·경제교육 전공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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