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주의 유혹… ‘큰 과실’은 기대말라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1, 2종목 집중보다 10개 안팎 포트폴리오를

“주가 상승하면 중간에 차익 실현하라” 지적도

연말을 맞아 ‘약세장의 피난처’로 불리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증권사들도 최근 배당주 투자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면서 유망 종목을 투자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배당주는 배당기준일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실제 배당을 받아 이득을 취하거나 손실을 만회할 수도 있고, 또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이 높아져 주가가 상승하면 중간에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주식 10만 원어치를 샀는데 이 주식에 대한 배당으로 1만 원을 받았다면 주가가 전혀 오르지 않더라도 10%의 수익률을 올린 것과 똑같은 효과를 얻는다. 또 주식가치가 8만 원으로 떨어지더라도 배당금을 고려하면 실제 손실이 ―20%에서 ―10%로 줄어든다.

증권사들은 △과거 5∼6년간 안정적으로 배당을 실시한 기업 △부채비율이 낮고 재무구조가 안정된 기업 △올해 들어 3분기(7∼9월)까지 실적이 전년보다 악화되지 않은 기업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 등을 배당주 유망 종목으로 꼽고 있다. 실적이 나쁜데도 무리해서 배당을 하거나, 그동안 배당에 소극적이었다가 갑자기 높은 배당을 하는 기업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침체로 기업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배당 규모를 예년보다 줄일 소지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1, 2개의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면 배당을 못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10개 안팎의 유망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주가 대비 배당액을 나타내는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은 물론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칠 수 있어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배당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주가가 상승하면 중간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동부증권 송경근 연구원은 “경기둔화로 기업들이 현금을 유보할 가능성이 커져 불확실한 배당에 기대는 것보다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게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최근 몇 년간 주요 배당주의 12월 주가 동향을 보면 월초와 중순에 고점을 기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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