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환란이후 최대 위기 공감”
2일 오후 2시 현대자동차의 경영설명회가 열린 울산공장 본관 1층 아반떼룸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설명회를 앞두고 “회사가 어려워진 경영 여건을 설명한 뒤 노조에 전환배치 등 ‘큰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반떼룸 밖에는 설명회 전부터 노사 관계자와 취재진 등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오후 5시까지 3시간여 동안 열린 설명회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경영설명회는 노사 합의에 따라 분기별로 한 차례씩 열려 왔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최근 사업부 대표와 대의원 등을 새로 선출했고 국내외 자동차 경기가 매우 어려워져 회사가 노조와 협의해 갑자기 일정을 잡았다.
경영설명회가 열린 아반떼룸은 매년 노사 협상이 열리던 곳이다. 이날 설명회도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노사 측에서 20여 명씩 참석했다.
회사 측에선 강호돈(부사장) 울산공장장과 현대·기아차그룹 산하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홍재 소장 등이, 노조 측에서는 김태곤 지부장 직무대행과 장규호 공보부장 등이 참석했다. 윤해모 지부장은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달 구속된 상태다.
강 공장장은 “국내외 자동차 경기가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 노사가 협조해서 이 난국을 잘 극복하자”는 내용의 인사말을 했다. 노조 측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불안한 만큼 노조는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장 공보부장은 이날 설명회가 끝난 뒤 “회사로부터 경영여건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지금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최대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