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986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기관이 한은에 맡긴 예금 지급준비금에 5000억 원 규모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주택금융공사의 회사채를 공개시장 조작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은행의 대출 여력을 6조3000억 원 정도 늘려 주기로 했다.
한은은 3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의식해 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쳐줘 은행의 자기자본을 부분적으로 높여 주면 대출 여력이 4조6000억 원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또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에 주택금융공사 발행 사채를 포함시켜 은행의 대출 여력을 1조7000억 원 정도 늘려주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채권 매입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은행이 이렇게 늘어난 대출 여력을 이용해 실제 대출에 나설지에 대해선 당국의 추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