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채권단과 C&우방 채권단은 3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각각의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두 회사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워크아웃 개시라는 1차 관문은 통과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C&중공업은 1조2900억 원(8억7500만 달러)에 이르는 조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 막대한 추가 여신이 필요하고, C&우방도 진행 중인 건설 사업장의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실사 결과가 나와 봐야 회생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 C&중공업
채권단의 C&중공업에 대한 채권은 대출채권 4893억 원, 보증채무이행청구권 610억 원 등 총 5503억 원이다.
C&중공업 채권단은 이날 오전 대출 채권에 따른 의결권 비율 90%의 찬성으로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고 내년 2월 13일까지 채권 행사를 유예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우선 C&중공업이 채권단에 지원 요청한 긴급운영자금 150억 원 지원 여부를 1주일 이내에 결정할 방침이다.
또 주채권 금융회사인 우리은행, 메리츠화재, 수출보험공사 중심으로 2주 이내 실사단을 선정한 뒤 C&중공업의 자산, 부채 등에 대한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채권단은 기업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유예 기간 안에 제2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C&중공업이 요청한 시설자금 1450억 원 지원과 8억7500만 달러의 RG 발급 여부도 이 회의에서 결정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실사 결과가 관건”이라며 “C&중공업이 요청한 신규 자금 지원 규모가 워낙 커 이에 대한 지원 규모와 분담 비율을 놓고 채권단 간에 합의가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 C&우방
채권단의 C&우방에 대한 총채권액은 8700억 원이며 이 중엔 계열사인 C&중공업에 대한 3000억 원가량의 보증과 3500억 원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포함돼 있다.
C&우방도 이날 오후 의결권 비율 96% 찬성으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고 내년 3월 3일까지 채권행사를 유예하기로 했다. 또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열흘 내 실사기관을 선정하며 실사 결과에 따라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하고 신규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C&중공업은 어떤 회사 ▼
수주잔량 업계 12위… 건조실적은 아직 없어
C&중공업은 수주 잔량 기준으로 국내 조선업계 12위 회사다. 현재 30억 달러(약 4조4100억 원)어치의 배 60여 척을 수주해 놓고 있다.
수주액만 놓고 보면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대중공업의 수주 잔량이 502척에 611억 달러(약 89조8170억 원), 삼성중공업이 236척에 490억 달러(약 72조30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전체 조선산업에서 C&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1% 정도로 알려졌다.
C&그룹은 2007년 8월 C&진도를 C&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선업에 진출했다. 수주 실적은 4조 원대에 이르지만 아직 조선소도 완공이 안 돼 있고, 배를 만든 실적도 없다.
배를 수주하면서 받은 계약금과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 조선소 건설 공사와 선박 건조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오다 자금난으로 8월부터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올해 12월 예정돼 있던 1호 선박의 인도 시기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지난해 매출액 1251억 원에 193억 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