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취득한 5400억 원 규모의 KB금융지주 지분을 국내 대기업의 자사주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연내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지주는 포스코를 포함한 몇몇 대기업과 맞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3일 “KB금융지주가 포스코를 포함해 복수의 기업과 자사주 맞교환 협상을 하고 있다”며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도 맞교환 파트너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10월 말 KB금융지주 지분을 최대 2%까지 사들이기로 국민은행과 합의한 바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방안이 성사되면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를 맞교환하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복수의 기업과 추진하려 한다. 합의가 이뤄지면 주식시장에서 상대방 주식을 공개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올해 안에 끝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지분 20.66%(3일 종가 기준 2조1600억 원)를 가지고 있다. 그중 5.19%(1850만4352주)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 증권사 및 보험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넘기는 대가로 받은 지주회사 주식. 이 주식은 5400억 원어치로 ‘취득 후 6개월 이내’인 내년 3월까지 팔아야 한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사주를 팔면 손해가 커 우량 대기업의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9월 말 현재 포스코는 3조7383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자사주 2조4180억 원어치 보유) SK텔레콤(1조7810억 원) 현대자동차(4152억 원) 등도 맞교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회사채 50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자본을 확충해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의 BIS 비율은 9월 말 현재 9.76%이며 최근 발행한 1조5000억 원어치 분량의 후순위채를 감안하면 10.74%로 추정된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