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인사(人事)’ 또는 ‘인사 관리’의 영문 표현으로 써온 ‘HR(Human Resources·인적 자원)’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 고위 관계자는 4일 “HR는 사람을 건물이나 토지처럼 필요하면 사고, 필요 없으면 파는(내보내는) 물건처럼 인식시키는 측면이 강한 만큼 좋은 표현이 아니다”라며 “사람이 어떻게 물건과 같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 최고경영진 사이에서 이런 문제의식이 공유돼 ‘HR를 사람을 중시하는 다른 표현으로 바꿔 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LG의 HR 표현 개정은 최근 공개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제가) 어렵다고 사람 내보내면 안 돼”라는 ‘사람(인재) 경영’ 발언과 직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LG그룹의 사내(社內) 교육을 책임지는 이병남 LG인화원장(사장)도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적 자원(HR)’이란 표현은 마치 사람이 소모품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LG 구성원들은 회사의 부품이 아니라 경영의 주체”라고 말한 바 있다.
▶본보 2일자 B4면 참조
그룹 미래 책임질 한국의 크로턴빌”
이 원장은 특히 “구성원들이 ‘경영의 주체’로서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해야 조직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부품처럼) 수동적으로 일한다면 상사가 부하 직원을 매 시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