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장사가 되게 해야 트렌드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오뎅사께’ 이신천(39·사진) 사장은 2005년 1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근처에 30m²(약 9평) 남짓한 어묵 주점(오뎅바)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출발부터 벽에 부닥쳤다.
이미 시장은 선발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그나마 불과 몇 개월 만에 유행도 끝나버렸다. 가맹점이 수백 개에 이르던 선발업체들도 하나둘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가맹점 문의 전화가 뚝 끊기면서 막차를 탄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새롭게 유행했던 ‘퓨전 선술집’이라는 또 다른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고 어묵에 계속 승부를 걸었다.
“깊이 있는 메뉴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지요.”
‘오뎅사께’만의 특화된 메뉴 개발을 시작했다. 기계식 어묵과 차원이 다른 어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찾아낸 게 수제 어묵이었다. 수제 어묵 외에 5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도 개발해냈다.
직영점 장사가 잘되면서 가맹점 개설 문의가 늘었고 다른 퓨전 주점들도 ‘오뎅사께’의 메뉴를 벤치마킹하게 됐다.
모든 메뉴를 본사 공장에서 조리해 진공 상태인 ‘원 팩’ 형태로 공급하고 매장에서는 이를 데워서 내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주방 문제도 해결했다. 그래서 가맹점들은 대부분 규모가 33m²(약 10평) 남짓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생산, 물류, 가맹점 관리 등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하면서 가맹점도 어느새 240여 개로 늘었다.
이 사장은 “가맹점 수나 본사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맹점이 장사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개발한 수제 어묵을 홈쇼핑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