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는 운명공동체 공장 입주시켜 동고동락”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조붕구 ‘코막’ 사장

“품질은 협력업체에서 나옵니다. 협력업체를 단순히 거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여기는 원칙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조붕구(43·사진) 사장이 이끄는 ‘코막’은 파쇄(破碎)장비인 유압브레이커를 비롯해 건설 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수출 비중이 90% 이상이다.

지난달부터 경기 안산시 단원구 목내동 코막의 외부 출하장에는 제품이 쌓여 있지 않다. 대신 협력업체 한 곳이 들어와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조 사장이 시중보다 싼 임대료를 받고 선뜻 출하장을 내준 것이다.

그는 “물류비도 줄이고 제품 생산 계획을 바로 옆에서 조절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인 충북 음성군의 공장에도 협력업체 5곳을 들어오게 할 예정이다.

조 사장에게 2008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1월 선물환 거래인 줄 알고 가입한 환헤지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가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손실을 줄이려고 올해 2월 키코에 추가 가입했지만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까지 키코로 인한 손실액은 46억 원 정도다.

하지만 조 사장이 더 안타까운 것은 자금 사정이 나빠지는 바람에 협력업체에 제때 결제를 못해줘 3개 회사의 부도를 지켜봐야 했던 것이다.

내년 2월이면 키코 계약 금액을 거의 해결한다는 그는 한 해 동안 배운 것이 많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 금융권을 찾아다닌 끝에 9월 네덜란드의 한 은행에서 160만 유로(약 30억 원)를 대출받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협력업체와 상생관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성장한 2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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