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협력업체 대주전자재료 공동연구 현장 가보니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경기 시흥시 정왕동 대주전자재료 연구실에서 삼성전기 연구원 2명(왼쪽)과 대주전자재료 연구원(오른쪽)이 새로 들여온 표면 관찰 기기를 실험해 보고 있다. 시흥=한우신 기자
경기 시흥시 정왕동 대주전자재료 연구실에서 삼성전기 연구원 2명(왼쪽)과 대주전자재료 연구원(오른쪽)이 새로 들여온 표면 관찰 기기를 실험해 보고 있다. 시흥=한우신 기자
윈윈플라자서 ‘기술 대박’

삼성전기 정기 미팅 통해 지원프로그램 제공

대주전자 대기업 조언 듣고 개발속도 빨라져

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삼성전기 ‘윈윈 플라자’ 2층 회의실. 이 회사 협력업체인 에스아이플렉스가 인쇄회로기판 제품의 문제점에 대해 상담을 받고 있었다.

남용휘 에스아이플렉스 개발그룹장은 “같은 탄성의 재료를 써도 제품이 휘는 정도가 다를 때가 많다”며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러자 삼성전기 연구원이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물이나 열의 차이일 수 있으니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보자”고 답했다.

윈윈 플라자는 이름 그대로 삼성전기와 협력회사들이 상호 이익을 보는 상생(相生)의 상징적인 장소였다.

○상생협력 베이스캠프 윈윈 플라자

2005년 3월 설립된 윈윈 플라자는 삼성전기 협력업체 직원들이 상주하며 삼성전기 연구원들에게 컨설팅을 받거나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삼성전기 주요 협력사의 미니연구실이자 성장의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삼성전기 구매선진화팀과 협력사의 정기 회의가 열린다. 연구과제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건의 사항도 주고받는다. 삼성전기의 새로운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한다.

윈윈 플라자에 입주한 16개 업체와 삼성전기의 거래 금액은 지난해 한 업체 평균 102억 원에서 올해는 135억 원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삼성전기 측은 밝혔다.

박찬식 삼성전기 구매전략센터장은 “내년에는 입주 기업이 2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해외 협력업체들의 입주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이곳에 입주한 남용휘 개발그룹장은 “예전에는 대기업 연구원 한 명만 만나려고 해도 며칠씩 걸렸지만 지금은 삼성전기 연구원과 수시로 접촉할 수 있어 제품 개발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다”고 말했다.

○공동 프로젝트로 신제품 개발

같은 날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내 삼성전기 협력사인 대주전자재료 회의실. 삼성전기 연구원 2명과 구매담당자 1명 그리고 대주전자재료 연구원 4명이 모여 납을 포함하지 않는 칩(CHIP) 저항 소재 개발을 위한 회의 중이었다. 새로 만든 샘플의 표면이 고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삼성전기와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2월부터 SD(Samsung&Daejoo)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전자 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2주에 한 번 정기 회의를 하고 수시로 서로의 회사를 오가며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원만 삼성전기는 30명, 대주전자재료는 50명에 이른다.

2시간을 넘긴 회의가 끝난 후 두 회사 연구원들은 대주전자재료가 새로 들여온 기계를 같이 테스트했다. 예전에 써본 경험이 있는 삼성전기 연구원은 여러 조언을 해줬다.

이광철 삼성전기 구매선진화팀장은 “지금까지 대주전자재료와 협력해 31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봤고 2011년 이후에도 매년 100억 원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대주전자재료 사업부장은 “예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기술을 감췄다”며 “서로를 신뢰하면서 기술을 상호 공개하니 개발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전했다.

끈끈한 협력을 바탕으로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매출액 611억 원에서 올해는 800억 원으로 성장해 불황을 이겨나가고 있다.

수원·시흥=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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