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T옴니아’는 100만 원 안팎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한 주 만에 7000여 대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1000대씩 팔리는 셈이다.
이 휴대전화를 판매 중인 SK텔레콤은 역대 최고 히트 제품으로 가격이 T옴니아의 절반 수준이던 미국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하루 3000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전했다. 》
■ 통합
최고 첨단 기능 다 넣어
■ 가족
‘함께 즐기는 전략’ 적중
■ 소형
기본충실… 가격은 낮춰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진 요즘에도 이 휴대전화가 잘 팔리는 이유는 무얼까. 불황에도 잘 팔리는 디지털 제품, 정보기술(IT) 상품의 키워드를 찾아봤다.
첫째, 올인원(All-in-One). T옴니아는 ‘모든 것(everything)’이라는 뜻의 라틴어 ‘옴니아’를 이름에 붙일 정도로 모든 기능을 최고의 수준으로 넣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7.2Mbps의 무선인터넷 속도, PC 기능,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능가하는 멀티미디어 기능, 위성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스마트폰에 들어갈 모든 기능을 구현한 ‘올인원’ 제품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었다.
출시 6개월 전부터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모은 코원의 MP3플레이어 ‘S9’도 “현존하는 MP3플레이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다 넣었다”는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 받았다.
8일 출시된 이 제품은 1600만 컬러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적용해 화질을 차별화했고 블루투스, 영화, 음악, 사진, 라디오, 오토피벗 기능, 풀 플래시 이용자 환경(UI) 등 여느 MP3플레이어들이 갖췄을 모든 기능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둘째, 패밀리(family). 가족끼리 통화료를 할인해 주는 이동통신 요금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LG텔레콤은 2004년 내놓은 가족사랑 할인 요금제 가입자가 최근 급증해 8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요금제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가입할 경우 1년 중 2개월 치 요금을 면제해 주고, 가족 간 통화료는 50% 할인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SK텔레콤의 ‘T끼리 온 가족 할인요금’도 올해 4월 처음 나온 이후 가입자가 235만 명으로 늘어났다. 가족할인 요금제는 가입자가 가장 많은 표준요금제, 일반요금제 등에 이어 많은 가입자가 선택한 요금 상품으로 올라섰다.
가족들이 거실에서 함께 즐기는 게임기인 일본 닌텐도의 ‘위(Wii)’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는 한 달 만에 국내에서 8만5000대가 팔렸다. 게임업계는 아이들이 방에 혼자 들어가 PC게임에 빠져 드는 것을 꺼리는 학부모들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이 게임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닌텐도는 전용 피트니스 소프트웨어인 ‘위 피트(Wii Fit)’도 발매해 더 많은 한국 가정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미니(mini). 10인치 안팎의 작은 크기와 인터넷과 문서 작업 등 기본 기능에 충실한 ‘미니 노트북’ 혹은 ‘넷북’은 50만∼60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불황에도 오히려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초 대만 업체인 아수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넷북 ‘EeePC1000H’를 선보인 데 이어 9월에는 TG삼보컴퓨터가 국산 ‘에버라텍 버디’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업체들도 각각 ‘X110’과 ‘센스 NC10’으로 ‘넷북 전쟁’에 뛰어들어 미니 노트북 시장은 내년에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