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렌터카 입사 6년차인 김신혜(30) 씨는 두 가지 직함을 갖고 있다. ‘분당 지점 사원’과 ‘사내(社內) 서비스 전문 강사’. 김 씨는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회사가 마련한 1기 서비스 전문 강사로 선발돼 두 달에 한 번씩 사내 강사로 활동한다.
그는 “강의 내용을 준비하다 보면 저절로 자기계발이 된다”며 “회사는 외부 강사 대신 직원을 활용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높이고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을 ‘서비스 전문가’로 키우려는 기업들의 실험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특히 불경기로 떠나는 고객을 정감 있고 전문화된 서비스 파워로 잡기 위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車 서비스 아카데미 세워
고객과의 스킨십이 빈번한 유통 회사들의 서비스 교육은 다른 업종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비스의 기본인 ‘인사’에 충실하자는 방침에 따라 최근 ‘인사 올림픽’을 열었다. 각 점포에 미리 모니터 요원을 선발해 가장 인사에 충실한 사원을 찾아내도록 하는 제도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현장 맞춤형 서비스 교육을 강화했다.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했던 교육에서 탈피해 강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각 점포 성격에 맞는 교육을 한다.
세계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도 발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인수한 밥캣의 유럽 공장에서 ‘밥캣 딜러 대학’을 열었다.
아르노 가바 트레이닝센터 코디네이터는 “고객의 약 70%가 제품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해 경쟁사로 발을 돌린다는 걸 알았다”며 “딜러들이 모두 체계적 교육을 받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각각 ‘현대 아카데미’, ‘기아 딜러 엑설런스 프로그램’으로 불경기를 깰 서비스 전문가 양성에 주력한다.
아시아나 서비스컨설팅 키우기로
오래전부터 서비스 파워를 기른 기업들은 자사(自社)의 서비스 노하우를 다른 기업이나 관공서에 세일즈하고 있다. 특히 항공사들은 서비스 컨설팅 사업을 든든한 신(新)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 컨설팅 사업을 ‘서비스 웨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서비스 노하우 세일즈에 투자를 강화했다. 이 회사의 서비스 컨설팅을 받은 기관은 청와대와 정부부처, 대학, 공기업 등 1만5000개에 달한다.
장창권 아시아나항공 캐빈훈련팀 차장은 “올해 서비스 웨이 사업의 수익은 지난해 대비 107%가 늘었다”며 “서비스 기초 교육에서 벗어나 고객 심리, 상담 커뮤니케이션 등 전문화된 교육을 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창적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산업 전체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진 지는 오래됐지만 국내 기업의 서비스 수준은 비교적 뒤떨어지는 편”이라며 “최근 다양한 시도를 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교육을 더욱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