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보수 - 비교적 단순한 지수예측 등 장점
해외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펀드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국내 주식 인덱스펀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로 파생상품 펀드, 해외 펀드들이 잇따라 손실을 내면서 단순한 인덱스펀드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가 집계한 인덱스펀드 수탁액 추이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 인덱스펀드로 꾸준히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달 들어 5일까지 인덱스펀드로 482억 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현재 운용 중인 인덱스펀드 가운데 설정액 1000억 원 이상인 인덱스펀드는 9개. 교보투신운용의 ‘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1-B’가 설정액 9159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인덱스프리미엄주식파생상품A’는 2001년 9월 설정된 장수펀드로 설정 이후 수익률이 138.67%다.
최근 펀드투자자들은 세계 증시 폭락으로 인한 수익률 악화에 수수료, 보수 부담까지 떠안았다. 이 때문에 인덱스펀드의 낮은 보수는 큰 장점이다. 선취 수수료를 포함한 인덱스펀드의 1년 보수 평균은 1.3%대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2.3%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삼성투신운용에 따르면 보수가 다르고 수익률이 같은 펀드에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로 지불하는 돈의 차이가 커진다. 매달 50만 원을 연 보수가 2.5%인 액티브펀드와 1.5%의 보수를 지불하는 인덱스펀드에 각각 투자했다고 가정하자. 10년간 지불하는 보수를 계산했을 때 액티브펀드에 투자한 경우 1010만 원을 내야 하는 반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다면 606만 원만 내면 된다. 장기 투자할 때 보수가 저렴한 인덱스펀드가 유리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인덱스펀드를 ‘스트레스 적은 펀드’라고 표현했다. 대신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환매 시 편입 종목, 투자하는 시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인덱스펀드는 추종 지수의 방향만 예측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적다”고 말했다. 액티브펀드는 성장주, 가치주 등 투자 테마별로 증시 상황에 따라 성과의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경우 성과의 기복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포트폴리오의 일관성이 뚜렷하다는 것도 인덱스펀드의 장점이다. 인덱스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보다는 수학적 계산에 의해 정확하게 지수를 따르도록 운용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중간에 바뀌더라도 펀드의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