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높을땐 일자리-개인소득 많이 늘어
Q:요즘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경제성장률은 무슨 의미가 있고 왜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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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은 국민이 일정 기간(보통은 1년)에 경제성장을 얼마나 이루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경제성장률은 국민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 또는 얼마나 줄었는지를 의미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기준이 되는 해의 가격으로 평가한 실질국내총생산(실질 GDP)이 전년에 비해 얼마나 커졌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을 경제성장률로 쓰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그해의 경제가 좋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올해 경제성장률이 5%라면 물가 상승분을 빼고 올해 국내 전체 경제가 작년에 비해 5% 성장했다는 뜻이지요. 경제가 성장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개인의 소득도 늘어납니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내년 한국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속되고 경기 침체가 산업 각 분야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 나라의 경제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아 국내 경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성장률 전망이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국민소득이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우리는 한 나라의 경제력이나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경제지표를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수지, 외환보유액, 재정 규모라든가 자동차 생산량, 인터넷 이용자 수 등을 통해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은 국민경제의 한 단면만을 보여줄 뿐 종합적인 경제수준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대만의 국제수지가 흑자라고 해서 국제수지 적자국인 미국보다 경제수준이 높다고 볼 수 없으며,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많다고 해서 자동차 생산량이 적은 영국보다 경제수준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 나라의 경제수준과 국민의 생활수준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데 이와 같은 지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민소득입니다. 국민소득은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새로이 생산한 가치를 화폐 금액으로 환산하여 합한 것’으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새로이 생산한 가치’는 모든 생산물을 단순히 더해 놓은 것과는 다르다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을 때 그 생산액 전체가 그 공장에서 ‘새로이 생산된 가치’는 아닙니다. 공장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원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죠. 그 원재료는 이미 다른 공장에서 생산해 낸 것이고 이 공장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 가치는 아니므로 판매수입에서 이 원재료 구입비용을 뺀 나머지만이 이 공장에서 새로이 생산한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이 생산한 가치를 부가가치라고 하고 국민소득은 결국 국민이 일정 기간에 만들어낸 부가가치의 합계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은 생산의 포괄범위나 가격의 평가방법 등에 따라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 국민총소득과 국민순소득(NNI), 시장가격 국민소득과 요소비용 국민소득, 실질국민소득과 명목국민소득 등 여러 개념으로 나뉩니다.
경제성장률은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지표 중 국내총생산을 기준으로 합니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의 영토 안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의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결과 창출된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서 합한 것을 뜻합니다.
한 가지 더 이해해야 할 것이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입니다.
국민소득은 각 생산물에 단위당 가격을 곱하여 구한 화폐금액으로 나타냅니다. 이때 그해 가격에 따라 국민소득을 계산하면 명목소득이 되고, 특정 연도를 기준 해로 정해 계산하면 실질소득이 됩니다.
명목소득은 그해의 가격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생산물 수량이 늘어날 때뿐만 아니라 물가가 오를 경우에도 커집니다. 반면 실질소득은 가격은 일정하다고 가정해 어떤 한 해(기준으로 삼은 해)의 가격을 매년 똑같이 적용하므로 물가가 올라도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커지지 않지요. 경제성장률은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아무쪼록 한국뿐 아니라 이웃 나라들이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해 다시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