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외환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물가와 교역국의 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특정 통화의 실질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경상수지를 포함한 국제수지가 개선되면서 원화의 가치가 저점을 통과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원화 매도세가 종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3년 평균치를 27.8% 밑돌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원-달러 환율만 보면 현재 원화는 구매력평가환율(PPP·통화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고려한 환율) 기준으로 균형 수준에 비해 40%나 저평가돼 있다.
또 보고서는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의 시중은행들의 대외채무 상환 규모가 800억 달러에 이르러 국제수지 악화 압력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감안하면 한국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은행채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내년 초 국내 외화유동성 부족이 완화되고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현재 달러당 1447.0원(9일 종가 기준)인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는 1300원으로 떨어진 뒤 내년 1분기(1∼3월)에는 12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