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상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디자인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서울의 대표적인 패션타운인 동대문운동장 주변 상가는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강해진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대표적 쇼핑센터인 ‘두산타워(두타)’의 이승범(56·사진) 사장은 요즘 동대문 상권이 대목을 맞은 것을 ‘불황 속의 반짝 호황’이라고 표현했다. 환율 효과에 따른 매출 상승은 상인들에게 응급 처방일 뿐 궁극적으로는 국내 경제 활성화와 지역 경쟁력 확보라는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1999년 2월 문을 연 두타는 곧 개점 10년을 맞는다. 이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두타가 동대문 상권을 변화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동대문 상권이 도매시장 식으로 운영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직접 끌어 모으는 쇼핑타운으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오픈 초기 1500여 개였던 두타의 입점 매장 수를 770여 개로 줄였습니다. 대신 매장 규모와 통로를 넓혔습니다. ‘시장통’ 같던 매장 모습이 어엿한 쇼핑몰로 바뀐 것은 중요한 변화입니다.”
1980년 두산그룹에 입사한 이 사장은 벌써 만 8년 동안 두타를 이끌고 있다. 2000년 9월 ㈜두산의 타워BU장에 올랐고 지난해 두타가 독립법인이 되면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사장은 동대문 상권이 활성화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꼽았다. 그는 “두타가 젊은 벤처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도 결국 남과 다른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두타를 비롯한 동대문 쇼핑몰들이 백화점과 차별화된 ‘패션 카테고리 킬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타는 개점 10주년을 계기로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승범 사장은 “층별 구조를 바꾸고 층마다 전망카페 등 휴게공간을 늘리는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단지 옷을 사기 위해 두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과 함께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