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파격적 금리인하 배경은?

  • 입력 2008년 12월 11일 11시 54분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4%에서 3%로 파격적인 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빠른 데다 자금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앞으로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판단되는 2.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 파격적인 금리인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내린 것은 충격적이다. 지금까지 한은은 경기상황을 살피면서 0.25%포인트씩 서서히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따라서 한은의 이번 결정은 내년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의 침체로 수출이 흔들린다는 것도 배경이다.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줄어들면서 2001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11월 취업자는 238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만8000명(0.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증가폭은 2003년 12월(4만 4000명) 이후 가장 작다. 취업자는 내년 1분기에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소비에 큰 타격을 준다.

시장은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한은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1%포인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금리를 계속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시중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파격적인 금리인하 배경에 속한다.

● 내친 김에 2.5%까지 계속 인하?

한은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아 기준금리를 바닥권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들이 앞 다투어 금리를 내리는 것도 한은의 금리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려 2년 반 만에 최저치인 2.5%까지 낮췄다. 영국중앙은행(BOE)도 3%에서 2%로 내렸고 스웨덴의 리크스방크도 1.75%포인트 인하해 2%로 조정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1%인 연방기금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저 수준인 0%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더 내릴 것이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의 바닥권을 2.5%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가 이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채권 발행이 안 되고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은은 내년 초 2.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경기가 큰 자극을 받거나 시중금리가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경기침체와 시중금리 고공행진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용위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악화에 한은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밝힌 결정으로 평가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한은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대외 비판도 감안한 선택이라는 것.

향후 추가인하 여력이 줄어든다는 부담에도 1%포인트를 내린 것은 한은이 소극적이라는 대외 비판에 대해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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