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커피&와플 전문점 ‘카페베네’.
평일이었지만 214m²(약 65평)의 넓은 매장 안에는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불과 3개월 전까지 먼지만 쌓인 빈 공간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경기 침체로 폐업이 속출해 빈 건물이 늘면서 건물주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공동투자가 ‘투자형’ 창업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
카페베네 본사 임대료 부담없이 인천 신포점 열어
건물주인은 매출액 일정부분 받아… ‘상생 창업’
○ 안정적 수익 확보와 자산가치 상승
카페베네 신포점이 있는 ‘문화의 거리’는 과거 인천의 주요 상권이었지만 최근 몇 년 새 활기가 많이 떨어졌다. 카페베네 신포점이 들어선 3층 건물의 1층은 6개월 넘게 비어 있었다. 건물주 안우섭 씨는 고심 끝에 신문광고를 보고 카페베네에 입점을 요청했다고 한다.
안 씨는 빈 채로 방치돼 있던 1층 공간만 제공하고 시설 투자와 운영은 본사에서 맡기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9월에 문을 열자마자 주변 주택가의 중장년층과 젊은층이 몰려 월평균 매출이 4500만 원을 넘는 ‘알짜’ 매장이 됐다.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안 씨가 받는 수수료는 매월 순매출의 20%가량인 800만∼900만 원. 안 씨로서는 별다른 추가 투자 없이 임대료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건물주가 건물 외에 일정 부분 시설비까지 투자한다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안 씨는 “1층 점포가 빈 채로 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았는데 커피전문점이 들어오면서 외관도 예뻐져 덩달아 건물 가치도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본사 김선권 사장은 “프랜차이즈 본사로선 건물 임차 비용을 줄이고 건물주는 큰 부담 없이 고정 수익 확보와 자산 가치 증대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본사가 시설에서 운영까지
외환위기 직후 창업이 주로 ‘생계형’이었다면 이번 불경기엔 ‘투자형’ 창업이 많다. 자금 여력이 있는 예비 창업자가 적지 않다는 게 창업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건물을 갖고 있는 경우 별도의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창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
‘투자형’ 토종 커피전문점 창업이 불경기 속에도 선전하고 있는 데는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춘 본사가 직접 직원 교육에서 매출 관리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는 매장에 나가지 않고도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출과 매장 관리를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투자형 창업의 경우 단순하게 자본을 대는 수준을 넘어 투자자가 함께 경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수익 증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서비스의 질을 높여 주기 때문에 불황기 매출을 늘리는 방안으로 좋다”고 조언했다.
인천=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