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거래일간 증시는 오르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11일에도 나란히 상승했다. 큰 폭의 반등은 아니었지만 5거래일째 상승을 이어가면서 이달 초 1,000 선 근방에 머물러 있던 코스피가 1,150대로 올라섰다.
당초 이날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겹치는 ‘쿼드러플 위칭데이’(네 마녀의 날)를 맞아 지수 하락이 예상됐다.
실제 이날 오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한은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서 시장을 안정시켰다.
코스피는 지난달 20일 1,000 선이 다시 무너진 이후 보름간 1,000 선을 약간 웃도는 구간에서 등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5일 기관투자가의 매수세로 반등한 코스피는 8일에는 하루 만에 76.92포인트(7.48%)나 급등하면서 1,100 선으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지속했다. 9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72% 하락한 악재가 있었는데도 코스피는 10일 3.62%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상승이 국내외 호재가 겹친 데다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등 수급요인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다”며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점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5300억 원가량을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하면서 꽉 막혔던 증시 수급에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인은 올 5월 9219억 원을 순매수한 뒤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 전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증시 반등을 추세적인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각국의 강력한 경제안정대책 등의 호재로 증시가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경기위축이 심각해 앞으로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감이 팽배했던 외환시장에도 따뜻한 기운이 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5거래일간 118.50원 떨어지면서 지난달 11일 1329.90원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안정된 것은 한중일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새 행정부가 실물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등 경제의 심리적 불안요인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