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LG그룹은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을 대표한다.
삼성은 1994년 한국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설치했고 2006년에는 역시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 최고경영자(CEO·사장급)를 선임했다. 글로벌 기업답게 미국 유럽 중국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등에서 다양한 지역사회 후원 활동도 펴고 있다.
LG의 사회공헌은 ‘미래’라는 특징이 있다. 소외 계층을 돌보는 기존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작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 공헌의 다양한 대상 중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 ‘한국형 사회공헌 역사의 산증인’
삼성에서 사회공헌은 하나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
1994년 사회공헌 전담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이 창단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 계열사에도 비슷한 조직이 만들어졌다. 이어 임직원 봉사축제가 실시됐고 봉사활동 지원제도도 체계화하면서 ‘봉사활동의 생활화’가 정착됐다.
삼성 측은 “그 바탕에는 ‘사회공헌이 최고의 미덕’이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사회공헌은 △기반 구축기(1994∼1996년) △질적 발전기(1997∼1999년) △기반 조성기(2000∼2005년) △공헌활동 확대기(2006년 이후) 등의 단계를 거쳐 왔다.
기반 구축기에는 그룹 내에 3000여 개의 봉사팀이 조직되고 사회공헌 백서 창간, 임직원 가족봉사단 및 민간구조기관인 ‘삼성 3119구조단’ 등이 창설됐다.
질적 발전기에는 국내 지역 봉사활동이 활성화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활동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1998년 미국에서 ‘해외 최우수 자원봉사 기업상’을 받았고 1999년에는 대만에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기반 조성기에는 농촌마을과의 자매결연,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대대적 재난구호 활동이 이뤄졌다. 공헌활동 확대기인 2006년 이후로는 봉사활동의 전문화 및 체계화가 뚜렷해졌다.
삼성의 한 임원은 “법률상담과 형사사건 무료변론 활동을 하는 ‘삼성법률봉사단’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으로 구성돼 소외지역 이웃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의료봉사단’이 대표적인 전문 봉사조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말에도 주력 계열사별로 ‘이웃사랑 김장 축제’ ‘태안지역 1사 1어촌 자매결연식’ ‘사랑의 크리스마스 선물 보내기’ ‘희귀병 어린이 환자를 위한 생일파티’ ‘소아암 환자 돕기 일일호프’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삼성 임직원 16만8000여 명(전체의 96%)이 1인당 약 16시간, 총 285만 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같은 기간 지출된 사회공헌 비용만 4092억 원에 달한다. 사회공헌의 역사 못지않게 그 규모도 단연 한국 최고 수준이다.
○‘미래’에 집중하는 LG 사회공헌
LG그룹의 연간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삼성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래서 LG는 사회공헌에도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펴며 ‘질적(質的) 차별성’을 추구한다.
LG의 한 고위 관계자는 “소외계층 지원, 여성과 아동 복지 같은 전통적인 활동도 계속 해 나가되 내년부터는 청소년 대상 활동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이 개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국가적 차원의 인재 육성에도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과학교육은 LG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LG전자의 이동 전자교실은 9.5t트럭 2대를 ‘움직이는 실험실’로 개조해 전국의 초중학교와 사회복지시설을 돌아다니며 과학의 원리를 쉽게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LG화학의 화학캠프도 협력사 직원 및 지역주민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함께 합숙하며 화학 분야의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추억을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도 경북 구미교육청과 연계해 과학 영재반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전달하고 제주도 지질탐사, 대덕 연구단지 견학, 갯벌 체험 같은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LG는 ‘주니어 과학교실’ ‘주니어 공학교실’ 등을 열어 글로벌 수준의 전문 연구원들이 소외 계층 청소년에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LG 측은 “LG복지재단을 중심으로 한 여성과 아동의 복지 증진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 극복 노력에도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복지재단은 지난해 연간 15억 원을 지원해 지방자치단체 1곳에 보육시설을 건립해 기증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9월 경기 파주시에 1호인 ‘큰나무 미래 희망 어린이집’이 개원했고 최근 경북 구미 지역에서도 기공식을 열었다.
소외계층 돕기도 꾸준하다. LG복지재단은 10월 2억 원을 들여 독거노인 장애인 등이 사는 전국 120가구를 대상으로 ‘따뜻한 집 만들기’ 사업을 벌였다. 난방시설을 설치해주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게 하자는 취지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