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때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우리는 오히려 2보 전진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긴축경영을 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일부 기업은 오히려 역(逆)발상의 공격적 광고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눈길을 끈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기업들이 움츠려 있을 때 뛰면 소비자들에게 ‘튼튼한 기업’이란 인식을 주면서 광고 및 마케팅 효과가 평소보다 2∼3배 이상 크다는 경험과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향력 있는 매체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것도 최근의 한 추세다. 》
소비자에 ‘튼튼한 기업’ 인식 줘
움츠려있는 경쟁사와 비교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아시아 최대 쇼핑몰인 부산센텀시티점과 영등포-경방 프로젝트, 의정부역사(驛舍) 백화점 등의 투자 계획을 적극 알리고 있다. 신세계의 한 임원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약 1300억 원)을 매각해 이 자금으로 전국 핵심 상권의 이마트 용지를 싼값에 확보한 뒤 공격적 마케팅을 편 결과 대형마트 부문 1위를 굳건히 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주력 기업인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아파트를 내건 대규모 경품 행사를 벌여 불황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점, 올해 중국 베이징(北京)점을 개점하는 등 해외 마케팅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LG데이콤 역시 최근 주요 일간지 등을 중심으로 광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다소 주춤한 사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해외 글로벌 기업도 적지 않다.
한국닌텐도는 이달 초 게임기 ‘위(Wii)’ 전용 피트니스 소프트웨어인 ‘위 피트(Wii Fit)’ 한글버전을 정식 발매한 뒤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게재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한국의 안방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운동과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도 한국 진출 8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기업광고를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사진 관련 문화 이벤트를 펴며 한국의 디지털카메라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일본의 소니 본사가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 시장에서는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오히려 강화했다.
역발상의 공격적 마케팅에는 일부 공기업도 동참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동아일보 등 국내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싣고 국내 관광 활성화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심정보 관광공사 홍보실장은 “해외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한국인들에게는 좋은 국내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소개하는 데는 신문 광고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한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 25명의 신입사원 모집 광고를 동아일보에 낸 뒤 1967년 창사 이래 최대인 ‘10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SK LG그룹 등 한국의 간판 기업들 역시 불황 속에서도 주력 상품 마케팅 및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을 공격적으로 펼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국 고성과 기업의 특성’이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표적인 고성장 고수익 기업은 어려운 때일수록 공격적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전략을 펴 왔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성장 고수익 기업의 연평균 광고비는 1389억 원으로 저성장 저수익 기업(67억 원)의 20.6배였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