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아웃렛 외국 명품 매출 35% 늘어나
신세계 이마트에 포장 순대와 족발, 훈제 삼겹살 등을 납품하는 보승식품은 지난해 24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 회사다. 올해는 불황에도 3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경기 파주시의 이 회사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정의채(52) 보승식품 사장은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집에서 족발에 소주나 막걸리를 즐기는 것이 요즘 추세”라며 “공정(工程)을 자동화해 생산효율을 높이고 진공 포장으로 휴대 편의성을 높여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3개월간 이마트의 소주와 막걸리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0%와 30.7% 늘었다.
○ 집에서 즐기는 ‘외식 대용’ 인기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외식을 줄이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끼리 ‘외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류의 매출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부쩍 늘어나고 있다. 족발이나 삼겹살, 샐러드용 야채, 돼지고기 양념육, 해물탕 등 즉석조리가 가능한 식품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에서 팔리는 삼겹살과 샐러드용 야채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9%와 29.5% 늘었다. 해물탕 매출은 13.2%, 냉동피자 매출은 272.8%나 급등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런 외식 대용 메뉴의 매출은 12월 들어 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이 회사의 삼겹살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30.0% 늘었고 샐러드용 야채와 해물탕 매출도 각각 41.8%와 19.0% 증가했다.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도 비슷하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식품류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판매하는 치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 냉동피자 매출은 약 70% 늘었다”고 말했다.
○ 패션은 ‘해외 명품 브랜드’ 선호
‘서민형 외식 대용 식품’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먹을거리시장과 달리 패션시장에서는 해외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여주프리미엄아웃렛의 올해 7∼11월과 지난해 7∼11월 매출을 비교한 결과 해외 브랜드 신장률이 국내 브랜드 신장률의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11.9%인 데 비해 해외 브랜드의 신장률은 35.0%였다.
여주프리미엄아웃렛은 해외 브랜드의 약진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점차 강해지는 소비자들의 명품 브랜드 선호 현상을 꼽았다. 실제로 이 아웃렛 입점 브랜드 가운데 선호도가 높은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의 신장률은 50.6%나 돼 브랜드별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게 갈렸다.
여주프리미엄아웃렛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일반 브랜드 상품 2개’보다 존재감이 확실한 ‘명품 브랜드 상품 1개’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2008년은 아웃렛뿐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해외 명품 매출이 약진한 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