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수사국(FBI)은 11일(현지 시간) 버나드 매도프(70)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이른바 ‘폰지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폰지 사기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 수법을 말한다.
매도프는 자신이 설립한 증권사 ‘버나드 매도프 LLC’를 운영하면서 별도의 헤지펀드를 조성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이번 사기사건을 벌였다. 피해 규모는 최소 500억 달러(약 68조 원)로 추정된다.
한국 금융사 중에서는 대한생명이 매도프가 조성한 헤지펀드에 3000만 달러를 직접 투자했다고 14일 밝혔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은 국내 자산운용사 2곳이 운용한 사모펀드를 통해 124억 원을 문제의 헤지펀드에 간접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신운용과 한화투신운용 등 투신권도 “현재 정확한 투자금액을 집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금융사들의 정확한 투자 규모는 15일쯤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사의 투자금액이 대략 1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본다. 모두 기관투자가의 투자로 일반인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선 유명 인사들과 금융기관, 각종 재단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다.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의 소유주인 프레드 윌폰,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소유주인 노먼 브라먼,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회사인 GMAC 회장인 에즈라 머킨 씨 등이 매도프에게 돈을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 또 BNP파리바, 일본 노무라홀딩스 등의 금융기관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