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사실상 백수’ 상태에 있는 사람이 275만4000명으로 1년 새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해 추가 취업을 원하는 불완전취업자인 ‘반(半)백수’를 포함하면 모두 31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7000명 증가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실업자는 75만 명으로 지난해 11월(73만3000명)에 비해 1만7000여 명 늘었다. 실업자는 최근 4주 동안 한 번이라도 구직 활동을 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이다.
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백수도 적지 않다. 우선 기업체 입사,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가 55만2000명, 아프거나 나이가 많지도 않지만 취업할 생각이 없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132만7000명, 지난 1년 동안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해 취직을 단념한 구직단념자 12만5000명 등이었다. 이를 모두 더한 ‘사실상의 백수’는 275만4000명이었다.
또 일주일에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불완전취업자’는 41만7000명으로 지난해 11월보다 6만4000명 늘었다.
일자리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악화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서도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근로자는 줄어들고 불안정한 근로자가 늘고 있는 것.
한국노동연구원의 ‘비정규직 근로조건의 변화’ 보고서(정성미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계약 갱신이 기대되는 한시적 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1000명 줄었다. 반면에 계약 갱신을 기대할 수 없는 한시적 근로자는 8만9000명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근무 여건이 다소 좋은 기간제 근로자는 1년 만에 16만6000명 줄었지만 근무 여건이 열악한 시간제 근로자와 용역 근로자는 지난해 8월보다 각각 2만7000명, 4만8000명 늘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