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내 자동차업체 5개사의 매출이 30% 감소할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은행이 1773개(대출액 3억 원 이상) 자동차 부품업체의 재무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2009년 자동차 매출액이 2007년보다 30% 감소할 경우 전체의 52.2%인 926개 업체의 이자 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매출액이 20% 감소하면 전체의 25.8%인 458개 업체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뜻.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이자보상배율 최저목표치가 1.5였고 통상 2 이상이어야 안정적으로 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자동차 업계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 내년 30% 매출 감소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감소했으며 파산 위기에 있는 GM은 내년 1분기(1∼3월) 북미 지역 생산량을 3분의 1로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업은행 조사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의 6개월간 생존에 필요한 자금(필수 고정비) 규모는 약 700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자동차부품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만들고 핵심기술력이 있는 1차 납품업체와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2, 3차 납품업체를 지원할 방침이다.
반면 진입장벽이 낮은 범용성 부품업체로서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워크아웃과 인수합병 등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